![[ARTSPACE BOAN 2] 주황 개인전 《Altered Landscape 2006-2011》 - Image 1](https://api.arting.art/images/seoul/artspace-boan-1942/artspace-boan-1942-artspace-boan-2-altered-landscape-2006-2011/hero.jpg)
[ARTSPACE BOAN 2] 주황 개인전 《Altered Landscape 2006-2011》
Joo Hwang
Artspace Boan 1942
33 Hyoja-ro, Seoul, Jongno-gu 03061
Tue–Sun 12:00 – 18:00, closed on Mondays
Admission
Free Admission
About
주황(1964년. 서울 출생)은 1991년 성인이 되어 미국으로 이주하였고, 그곳에서 사진을 공부한 뒤 작가로 활동하였다. 본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은 작가가 2012년 역이주를 하기까지 과정에서 고향을 다시 보며 발견한 풍경 사진들이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전개된 이 작업들은 주로 한강변의 인공 자연과 인물, 서울 외곽의 풍경으로, 총 세 가지 작품 군—한강 주변의 여러 장소를 직접 걸으면서 본 〈altered landscape〉(2006-2008), 같은 장소에서 마주친 익명의 사람들을 담은 〈상록시(常綠時)〉(2008-2009), 그리고 도심 외곽에서 본 〈임시 물류 창고〉(2010-2011)로 구성된다. 일련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도심 주변부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이주와 재개발, 이동, 물류와 노동처럼 도시에서 진행되는 발빠른 서사와 변화 사이에서 놓치거나 감춰진 어떤 추상의 장면들을 드러낸다. 작가는 타지에서 살아가며 기억하고 그리워하던 고향의 옛 모습과 달라진 현재의 모습을 마주하며 사라진 것과 동시에 생겨난 것 모두를 함께 마주했을 것이다. 그로부터 약 십 오년이 지난 후 과거의 작품을 다시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작가 개인이 경험했던 시차의 감각을 통해 현재의 우리가 마주하는 혼재된 역사의 시간성을 감지하는 길을 열어준다. 전시 제목인 altered landscape은 개발과 재개발 혹은 환경의 변화를 통해 말 그대로 “고쳐진” 풍경을 뜻한다. 자연은 흔히 서구 중심의 근대성에 관한 논리에서 문화나 문명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원초적이거나 원시적인 상태의 무엇으로 이해되곤 한다. 하지만 자연(自然)이라는 한자어는 스스로 그러한 상태, 즉 모두가 연결되어 저절로 변화하는 범존재를 지칭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주황의 사진이 포착하는 풍경은 현대인의 생태를 구성하는 인공물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작동하는 동시대-자연의 단면이다. 이들은 속세와 분리된 야생의 신비로움이나 저 깊은 산중에 오래 묵혀둔 영험한 세계로서 자연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변화무쌍한 문명의 에너지가 압도하는 스펙타클한 도시의 자연도 아니다. 주황의 응시는 중심보다는 주변을 향해 있으며, 그곳에는 오래된 도시의 물줄기 한강을 중심으로 옮겨 심어진 풀과 나무, 그 곁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 다리, 주차장과 산책로 같은 존재와 부재, 연결과 단절을 동시에 바라본다. 이러한 풍경 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평범한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잠깐씩 휴식을 취하고, 소풍, 산책과 모임을 즐기며, 사진은 그들만의 사소로운 추억을 기록하며, 우리는 이 모두를 계속해서 변위하는 동시대 자연의 존재들로 보게된다. 주황의 사진은 사라지는 찰라를 박제한다는 오래된 사진의 예술적 명제에서 벗어나 있으면서, 동시에 이미지의 재배치를 통해 사회 비판적인 시선을 구성하는 미술의 전형성을 만족시키지 않는다. 대신 일상의 시야에서 잡히지 않는 평범한 대상을 낯설게 포착하여 우리의 무관심과 관성을 흔들고 신중함과 윤리적인 시선이 깃든 깨어있는 시간을 드러낸다. 반복되는 프레임은 이처럼 낯설게 감각을 지연시키며, 대상의 외연은 물론 내면적 디테일을 더욱 가깝게 확인하게 하고, 낯섬의 실체를 인식하는 길을 내어준다. 나아가, 과거에 완성되고 여러 시공간에서 소개되었던 작품을 재구성하는 이번 전시는 작품의 기록적인 성격을 더욱 강조한다. 선형적인 시간의 경과 안에서 형성된 작품의 문맥, 사진으로 기록되는 동시에 과거의 존재가 되어버린 이미지 속 여러 대상은 현재의 우리에게 일종의 플래시백이 되어, 여러 겹으로 중첩되고 갈라지는 시간 속 개별 정보와 기억들을 다시 연결지으며 현재화한다. 작품이면서 동시에 기록인 사진 이미지가 증언하고 증명하는 바는 자연과 비자연, 존재와 부재, 예술과 삶에 관한 시간 그 자체일지 모른다. 이번 전시는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어떤 장소들을 계속 걸으며 보고 느꼈던 작가의 지난 시간을 매개로 오늘의 시간, 존재와 관계를 비추는 사사로운 명경(明鏡)을 발견해보자 제안한다.